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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정이론연구

논문리뷰: Comments on “What Theory is Not” (DiMaggio, 1995)

분석가 가온 2023. 10. 7. 07:08

Summary

1. 좋은 이론은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DiMaggio는 본 논문을 통해 이론에 대한 문제가 Sutton & Staw의 의견보다 왜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지를 3가지 근거를 가지고 추가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첫째, DiMaggio는 좋은 이론의 종류를 (1) 일반법칙 이론, (2) 계몽적 이론, (3) 네러티브 이론으로 보았다. Sutton & Staw가 강조한 이론은 네러티브 이론으로 사회현상에 대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어떤 현상이 어떠한 조건하에서 발생하는지를 서술하고 실증하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다르게 일반법칙 이론은 현상이 어떠한가를 일반화하여 서술하는 방식으로, 방법론적으로 볼 때 모형 설명력()을 중시하고 어떤 변수가 종속변수를 설명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이론이 ‘왜(why)’를 설명해야 한다는 Sutton & Staw의 주장과는 반대인 ‘무엇(what)’을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계몽적 이론은 일반화와는 반대로 이화(defamiliarizing)를 통해 전통적 관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것에서 새로운 시사점을 깨닫게 하는 이론을 의미한다.

 Sutton & Staw는 세 번째 이론의 온화한 형태를 염두하고 이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DiMaggio는 세 번째 이론뿐만 아니라 세 가지 형태의 이론의 존재와 이들의 혼합 또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인정하게 되면, Sutton & Staw가 언급한 ‘What Theory is Not’의 5가지 요소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2. 좋은 이론은 타협한다

 이론정립이 어려운 이유는 접근 방법이 목적과 가치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론 정립을 시도하는 연구자는 분명한 기준 보다는 매우 성가신 선택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가신 선택은 (1) 명확성과 이화(defamiliarization), (2) 집중 vs 다양성, (3) 포괄성 vs 인상적인 것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DiMaggio는 이러한 선택에 있어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각각의 선택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서술한다. 먼저 명확성과 이화에 있어서, 연구자는 이화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지만, 이화가 지나치면 명확성을 저하시키고, 터무니없게 보이는 이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잘한 조화가 필요하다. 집중과 다차원성도 마찬가지로 조화가 필요하다. 한 사람의 다차원성은 누군가의 전문분야(집중)일 수 있고, 누군가의 집중은 다른 누군가의 지나친 환원주의일 수 있다. 따라서 전략적인 축소를 통해 특정 현상의 복잡한 부분을 충분히 제거하고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여 설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포괄성과 인상적인 것 사이에서, 연구자는 논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발견이 꼭 인과성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3. 이론 정립은 사실에 후행하는 사회적 정립이다

 Sutton & Staw가 논문이라는 틀 안에서 강한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자 했다면, DiMaggio는 그 의견에서 더 나아가 이론이 논문 밖에서 어떻게 사회(독자)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정립되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이론의 수용은 이론이 당시의 문화적 조건과 이를 소비하는 과학적 청중과 공명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문화적 조건의 변화는 개인이 갖고 있던 관점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에 따라 이론을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둘째, 독자는 이론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단편적으로 본인 편의에 맞게 받아들이는 행태를 취한다. 이론과 관련되지 않은 비전문가 또는 다른 분야의 연구자가 많아질수록 이론은 재편성되고 단편화(into slogans)된다. 즉, DiMaggio가 “The Iron Cage Revisited”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변천을 겪은 것처럼 저자와의 기존 논리적 전개과정(이론)과는 다르게 독자들은 이론을 수용할 수 있다. 셋째, 이론은 최초 저자가 정립하지만, 이후에는 사회적으로 정립된다. 정교한 이론이 사회적 정립과정에서 질적으로 저하되기도 하고, 빈약한 이론이 좋은 이론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론의 질은 이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질에 의해서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DiMaggio는 좋은 이론은 다차원적 성격을 갖고 있고 이론의 정립 과정이 저자와 독자 간의 협력적 모험 과정이기 때문에 좋은 이론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첨언한다. 이어서 좋은 이론의 다차원적 특징 속에서 좋은 이론을 만들기 위한 판단은 저자의 몫이겠지만, 저자와 독자 간의 협력적 모험 과정은 환경과 운이 따라야 함을 언급하고 있다.

 

Comments

 DiMaggio는 Sutton & Staw의 주요 의견에 절대 반박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으면서도 이론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 더 확장시키고자 했다. Sutton & Staw이 논의하고자 한 좋은 이론의 범위가 내러티브 이론이었던 반면, DiMaggio는 좋은 이론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다고 제시하면서 일반법칙 이론과 계몽적 이론 또한 충분히 좋은 이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DiMaggio는 목차 2번(좋은 이론은 타협한다)과 3번(이론 정립은 사실에 후행하는 사회적 정립이다)을 통해 미래 저자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당위적인 사실들이지만 독자들에게 기준점을 제시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조화가 필요할 이유를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론의 정립이 단순히 저자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요소와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으로 정립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좋은 이론에 대해 Sutton & Staw에 보다 가까운 의견을 갖는다. DiMaggio는 좋은 이론의 종류를 다양하게 보고, 내러티브가 아닌 이론의 경우 Sutton & Staw가 언급한 5가지 요소가 꼭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언급한다. 해당 주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겠지만, 사회과학분야에서 더 주목을 받아야 할 부분은 Sutton & Staw의 의견에 가까운 내러티브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과학에서 일반법칙 이론과 계목적 이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과학 연구자들이 저술하고 있는 대부분의 논문은 통계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개념과 개념을 인과적으로 연계하는 과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러티브 이론이 주류로 사용되고 있는 사회과학분야에서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경시한 채, 이화(defamiliarizing), 참고문헌나열과 가설검증을 통한 일반화 등을 중요시하는 것은 주의를 갖고 접근할 문제라고 판단된다. 물론 DiMaggio가 사용하고 있는 좋은 이론이 Sutton & Staw가 사용하는 강한 이론과는 차별성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과학연구자들이 논리적 인과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Sutton & Staw가 지적한 5가지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