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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정책분석가
논문리뷰 (정책결정론 전망이론): Prospect Theor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etical Applications and Analytical Problems (Jack S. Levy, 1992) 본문
논문리뷰 (정책결정론 전망이론): Prospect Theor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etical Applications and Analytical Problems (Jack S. Levy, 1992)
분석가 가온 2023. 10. 7. 13:08Summary
저자는 전망이론이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 고려해야하는 어려운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있다. 전망이론은 매우 구조화되고 통제된 설문을 활용하며 만든 이론이다. 하지만 현상유지편향, 프레임, 위험성향 등 매우 주관적으로 변동하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실험이 아닌 현실에서의 국제관계는 불확실성이 높고 정책결정자의 판단과 관련한 데이터가 매우 제한되기 때문에 전망이론으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지만, 실증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매우 큰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도 국제관계에서 전망이론의 시사점을 서술하고 있지만, 현실과 완벽하게 일치하기보다는 합리적 선택 이론 또는 다른 대안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전망이론이 설명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전망이론의 시사점들을 먼저 소개한다. 첫째 현상유지편향 개념이다. 이는 소비자 행태론에서 나오는 개념으로 소유효과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어진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전망이론에 따르면 어떤 손실이 확실시될 경우 이와 같은 형상유지편향은 더욱 심화된다. 둘째, 전망이론은 절대적 규모의 가치보다는 손실과 이득 구간에서의 위험성향 차이에 주목하고 있고, 이를 통해 프레이밍의 중요성과 손실회피라는 개념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위험회피성향은 가치함수에서 준거점을 기준으로 좌우의 그래프의 기울기 차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손실에서의 기울기가 더 큰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절대적 크기의 성과가 양과 음으로 있을 때, 그 가치의 절대적 크기는 손실에서 더 크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손실회피는 손실의 절대적 크기보다는 행위자가 손실 그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이밍은 특정 상태를 이득 구간 또는 손실구간으로 인식하는 준거틀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전망이론에 따라 국가가 본인의 위치를 손실구간으로 인식하게 되면, 위험애호적 성향을 갖게되어 국제적으로 위험한 전쟁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 저자는 특히 상황이 변화해가는 과정속에서 발생하는 프레이밍 효과에 주목한다. 영토분쟁을 예시로, A 국가가 B 국가의 영토를 점령하면 A는 해당 영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후 해당 영토의 상실을 손실구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소유효과 또는 기정사실전략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기정사실전략은 시간(timing)이 증가할수록 그 효과가 증대되기 때문에 시간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위와 같은 전망이론의 주요 개념들을 전쟁억제 및 외교적 거래 상황에 적용해보고 있다. 전쟁억제의 경우 변화하는 환경속에서의 프레이밍과 손실회피 경향 때문에 개시된 행동을 멈추는 것보다 개시되지 않은 행동을 멈추는 것이 보다 용이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때 국가가 ‘old status quo’로의 이동을 복귀 또는 후퇴로 인식하는가에 따라 전쟁억제의 효과가 달리 발생할 수 있다. 예시로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소련은 이를 복귀로 판단했다고 할 수 있고, 일본은 후퇴로 판단하여 진주만 공습을 감행했다고 할 수 있다.
외교적 거래의 경우 특정 상황이 소요효과를 발생시킬 경우 협상공간이 축소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국가는 양보를 손실로 인식하며 상대방의 동일한 가치의 양보보다 본인의 양보를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 특히 이와 같은 상황은 이득에 대한 배분보다 손실에 대한 배분에서 파레토 최적을 달성하기 더 어렵다.
저자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전망이론이 국제정치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매우 유용하지만,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데 있어 발생하는 문제를 7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첫째, 현상을 일반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전망이론의 원논문은 잘 통제된 상태의 설문결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실험에서는 정확한 확률과 확실한 보상이 전제되어 선택지 간 비교가 가능했지만 현실에서는 양선택이 모두 위험한 경우가 다수이며 보상 또한 불투명하다. 따라서 두 개 선택지가 위험한 경우 어떤 선택지가 더 위험한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서열을 부여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둘째, 프레임 분석의 한계이다. 실험에서는 실험자가 이득구간인지 손실구간인지를 프레임할 수 있지만, mixed lotteries와 같이 이득과 손실 간의 선택이 발생하기도 한다. 셋째, 사람들은 합리적 선택이론에 대한 높은 선호를 갖고 있다. 합리적 선택이론이 전망이론에 비해 단순하고 규범적이기 때문이며, 따라서 전망이론은 단순히 전망이론의 이론적 적용을 넘어 합리모형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확률과 위험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제한된다. 현실에서는 특정 선택이 확실한 특정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모든 선택은 어느 정도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담보한다. 다섯째, 예방전쟁과 지속적인 손실 간의 선택이 발생했을 때, 결정자가 어떤 선택을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는지 알 수가 없다. 여섯 번째, 확률이 매우 작을 때 발생한다고 하는 확실성효과의 발생여부가 불확실하다. 확실성효과의 발생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위를 설정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기준이 불투명하다. 일곱 번째, 위험성향을 결정하는 다른 변수가 다수 존재한다. 전망이론의 실험에서 반사효과를 따른 실험집단의 확률은 약 60~80%였던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20~40%를 유발하는 변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원인은 개인의 특성, 정치구조, 제도, 문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전망이론의 한계점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지만, 전망이론이 국제관계를 분석하는데 새로운 관점을 부여했다는 것을 높이 사고 있다. 특히 합리모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상황들을 위험성향을 통해 설명 가능하도록 했고, 손실회피 개념을 도입하여 왜 손실에서 정책결정자가 더 위험한 또는 합리적 계산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전망이론이 아직 초기 단계의 이론인 만큼 잠재적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합리모형으로 설명되는 대안들을 반박할 수 있는 논거를 계속 만들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Comments
본 논문은 전망이론을 국제정치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포괄적으로 논의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저자는 전망이론 원논문에서 자세하게 다루어지지 못했던 프레이밍 효과와 위험성향을 손실회피, 기정사실전략, 소유효과 등과 연계하여 전망이론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상황 변화 속에서의 프레이밍 효과가 인상적이었다. 문득 든 생각은 ‘문명’이라는 게임이었다. 하나의 국가를 선택해서 국가를 발전시키는 게임인데 다른 국가와 전쟁하여 영토를 뺏은 후에 휴전을 하면 일정 턴의 횟수가 지난 다음 적대관계가 완전히 사라진다. 이는 시간(timing)이 지남에 따라 영토를 뺏긴 후의 status quo가 적대관계의 두 국가에게 모두 기정사실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중국, 일본과의 사이가 친밀하지 않은 것처럼 현실에서는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일이 EU를 주도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간에 따른 기정사실 효과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반면, 게임상에서 전쟁 중 뺏은 영토를 다시 적대 국가에게 점령당하면 본인은 이를 손실구간으로 인식하고 게임을 종료시킨다. 전쟁에서 진 것이 아니라 뺏은 영토를 다시 뺏긴 정도에 그치더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영토에 대한 기정사실전략이 적용되어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본 논문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손실과 보상을 계산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쟁을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병력생산과 병력 유지비용이 상당히 큰데,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은 적대국의 도시 그 자체, 금전적 보상, 적대국으로부터의 위협 감소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전쟁을 시작하면 그 비용은 더 증가한다. 적대국의 동맹국과 적대관계가 형성되고 이들과의 무역거래가 중단되면서 수입이 감소한다. 다른 대륙을 정찰하던 정찰병이 갑자기 적대국 동맹국에 의해 포로가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병력생산에 집중하면서 중요한 생산건물이나 연구소 등의 건물을 짓는 것도 포기해야한다. 이를 전쟁에 대한 기회비용이라고 할 수 있고, 병력생산과 병력 유지비용 등은 매몰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각의 비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계산은 더욱 어렵고, 중립국이라고 생각한 국가가 배신하는 등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 전쟁에 이겨 보상을 획득하더라도, 점령하는 도시가 많거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우호국가들도 갑작스럽게 나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한다. 즉, 손실과 보상 모두에서 합리적 계산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에 기반하기 보다는 프레임에 따라 손실과 이득의 구간으로 상황을 판단한다고 보는 것이 일정 수준 일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손실회피로 인한 위험한 선택이 합리모형보다 설명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주변국의 영토 확장 등과 같이 나의 손실을 담보로 적대국의 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손실과 이득의 정확한 기대효용을 계산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손실로 인식한다. 이미 내 마음속에서는 그 땅은 내가 가질 영토인데 뺏겼다고 인식하는 것이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예방 전쟁(preventive war)을 하게 된다.
게임이라는 특성상 진지한 고려가 없이 선택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게임에서 조차 이러한데’라고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느 정도의 규칙성을 갖고 있는 게임에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따라서 합리적 계산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즉, 현실에서는 국내의 선거, 국민 지지율 등 정치적 비용까지 고려해야하는 대통령과 수뇌부의 입장에서 합리모형적 선택을 한다는 것은 그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